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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어 수업이 끝나자 우리는 버스를 타고 신주쿠로 나가서 기노쿠니야 서점 뒤편 지하에 있는 'DUG'에 들어가 보드카 토닉을 두 잔씩 마셨다.
 "난 가끔 여기 와, 낮에 술 마셔도 이상한 기분 안 드니까."
 "낮부터 그렇게 자주 마셔?"
 "가끔." 미도리는 달가닥 소리를 내며 잔에 남은 얼음을 흔들었다. "가끔 사는 게 괴로우면 여기 와서 보드카 토닉을 마셔."
 "사는 게 괴로워?"
 "가끔은. 나도 나름대로 여러 가지 문제가 있잖아."
 "예를 들면 어떤 거?"
 "집안 일, 남자 친구 문제, 생리 불순. 여러 가지."
 "한 잔 더 어때?"
 "물론."
나는 손을 들어 웨이터를 불러서 보드카 토닉을 두 잔 더 시켰다.

무라카미 하루키, <노르웨이의 숲> 中

목차

  1. 노르웨이의 숲, 상실의 시대, 보드카 토닉
  2. 무미, 무취, 무색의 보드카
  3. 투명한 한 잔, 보드카 토닉이란?
  4. 보드카 토닉 레시피
  5. 최고의 한 잔을 위해

노르웨이의 숲, 상실의 시대, 보드카 토닉

도쿄 신주쿠의 기노쿠니야 거리를 걷다 보면 빨간색과 파란색 네온으로 장식된 간판이 눈에 띕니다. 어딘가 묘한 분위기의 네온 아래에 난 좁은 계단으로 내려가면 정신없는 바깥과는 단절된 듯한 아담하고 편안한 분위기의 재즈 바가 나옵니다. 바로 신주쿠에 위치한 재즈 카페 겸 바 DUG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인 <노르웨이의 숲>에 나오는 장소인데요, 때문에 <노르웨이의 숲> 출간 이후 하루키의 팬들이 성지순례를 하듯 종종 찾아가는 곳이기도 합니다.

<노르웨이의 숲>은 한국에서 <상실의 시대>로 잘 알려진 작품입니다. 혼란스러운 청년들의 모습을 잘 담아낸 작품이라 그런지 1987년 출간 당시는 물론이고 출간된 지 40년이 다 되어가는 현재까지도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하나 재미있는 점은, 한국에서 <노르웨이의 숲>이라는 제목으로 처음 출간되었을 당시 판매 성적이 정말 부진했는데, 문학사상사에서 <상실의 시대>라는 제목으로 바꿔 출간한 이후로 대히트를 쳤다는 점입니다. 이후 민음사에서는 다시 <노르웨이의 숲>이라는 제목으로 출간하여 판매하고 있지만, 문학사상사에서는 ‘상실의 시대’가 없었다면 한국에서의 하루키도 없었을 것이라며 여전히 ‘상실의 시대’라는 제목을 고집하고 있다고 합니다.

작중에는 주인공 와타나베와 미도리가 대낮부터 DUG에서 술을 마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각자의 고민에 관해 얘기하면서, 서로에 관해 얘기하면서 보드카 토닉을 무려 네 잔이나 마시죠. 오후 2시부터요.

보드카 토닉은 과연 어떤 칵테일이길래 와타나베와 미도리가 마음을 뺏겼을까요? 보드카 토닉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그 베이스가 되는 보드카에 대해 간단하게 알아보겠습니다.

무미, 무취, 무색의 보드카

보드카
스미노프 레드

보드카는 옥수수, 감자, 호밀 등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곡물을 원료로 한 증류주(스피릿)입니다. 위스키나 진 등 다른 스피릿과 달리 독특한 맛이나 향이 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데, 심지어 색도 투명하죠. 그 때문에 다양한 칵테일에 기주로 사용되는데요, 이외에도 칵테일의 맛을 해치지 않고 단순히 도수만을 높이거나 다른 부재료의 맛을 강조하는 용도로도 사용되곤 합니다.

보드카의 주원료는 곡물이긴 하지만 포도와 같이 당분 함량이 높은 과일로도 보드카 주조가 가능한데, 프랑스의 ‘시락 Ciroc’이 포도로 만든 대표적인 보드카입니다.

보드카에서 간단하게 알아보았으니 이제 보드카 토닉에 대해서 알아볼까요?

투명한 외관만큼 투명한 맛, 보드카 토닉이란?

보드카 토닉은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보드카와 토닉 워터를 주재료로 하는 간단한 칵테일입니다. 그 기원은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청량하고 깔끔한 맛 덕분에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칵테일이죠. 투명한 잔에 담긴 투명한 보드카와 투명한 토닉 워터, 외관만큼 투명한 맛, 상상만 해도 마음이 투명해지는 것 같지 않나요?

많은 사람이 보드카 토닉을 좋아하는 대표적인 이유 중 하나는 저렴한 가격입니다. 일반적으로 보드카는 다른 스피릿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보드카 토닉에 들어가는 재료가 많지 않다 보니 바에서 판매하는 다른 칵테일에 비해 상당히 낮은 가격으로 책정되어 있습니다. 저 또한 수중에 돈이 많이 없는데 바에 가고 싶을 때는 보드카 토닉을 마시곤 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 <노르웨이의 숲>에서 대학생인 미도리가 보드카 토닉을 자주 마신 이유 중 하나도 저렴한 가격이 아닐까 싶네요.

보드카 토닉에 대해서 알아보았으니 만드는 방법도 알아봐야겠죠?

<노르웨이의 숲>에 나온 재즈바 ‘DUG’에서는 보드카 토닉을 만들 때 ‘스미노프 레드’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와타나베와 미도리가 마셨던 보드카 토닉이 궁금하다면 ‘스미노프 레드’를 사용해 보세요.

보드카 토닉 레시피

보드카 토닉 레시피

보드카 토닉 레시피

보드카 토닉은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보드카와 토닉 워터를 주재료로 하는 간단한 칵테일입니다. 투명한 잔에 담긴 투명한 보드카와 투명한 토닉 워터, 외관만큼 투명한 맛, 상상만 해도 마음이 투명해지는 것 같지 않나요?

카테고리: 포차요리타입: 칵테일난이도: 쉬움
5.0 ( 6 )
분량

1

준비시간

3

요리시간

1

소요시간

4

요리모드

화면 항상 켜두기

재료 체크리스트

  • 보드카 60ml

  • 토닉 워터

  • 얼음

  • 레몬즙 20ml(선택 사항)

  • 레몬 조각(가니쉬)

요리과정

  • 투명한 잔에 얼음을 가득 채운다.
  • 얼음을 채운 잔에 보드카를 넣는다.
  • 차가운 토닉 워터를 잔의 80%까지 채운다.
  • 레몬즙을 넣고 얼음을 들었다 놨다 하며 가볍게 섞어준다.
  • 레몬 조각으로 장식해준다.

고민백과

  • 토닉 워터는 꼭 차가운 걸로 사용해주세요.
  • 취향에 따라 보드카와 토닉 워터의 비율을 조절해보세요.

최고의 한 잔을 위해

지금까지 보드카와 보드카 토닉, 보드카 토닉의 레시피를 알아보았습니다.

사람들은 제각기 다른 고민을 안고 삽니다. 나의 고민이 누군가에게는 아무것도 아닐 수 있고, 다른 사람의 고민이 나에게는 아무것도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원래 타인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닙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이 나를 이해해 주지 않는다고, 혹은 다른 사람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너무 괴로워하지 마세요. 열심히 부딪히고 섞이면서 서서히 타인을 이해할 수 있게 될 겁니다.

여러분도 가끔 사는 게 괴로울 때는 <노르웨이의 숲> 속 와타나베와 미도리처럼 한적한 오후에 보드카 토닉 한 잔 어떠신가요?

보드카 토닉에 곁들일 안주가 필요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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