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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권하는 유식에는 ‘첨작’과 ‘삽시정저’가 있다.

첨작은 종헌終獻이 끝나고 조금 있다가 제주祭主가 다시 신위 앞으로 나아가 꿇어앉으면, 집사가 주전자를 들어 종헌 때 7부쯤 따라 올렸던 술잔에 세 번 첨작하여 술잔을 가득 채우는 것이다.

-첨작, 한국민속대백과

삽시정저는 첨작이 끝나면 주부가 메 그릇의 뚜껑을 열고 숟가락을 메 그릇의 중앙에 꽂는 절차이다 . 젓가락을 가지런히 하여 자루가 서쪽으로 가도록 시저 그릇 위에 걸친다. 지방에 따라 젓가락을 고른 뒤 어적이나 육적 위에 가지런히 옮겨 놓기도 한다. 숟가락은 바닥(안쪽)이 동쪽으로 가게 한다.

-삽시정저, 한국민속대백과

차례상에는 차례주가 빠지지 않습니다. 장소와 상황에 따라 올리는 음식의 종류와 가짓수는 바뀔지언정 절대 차례주를 빠뜨리지는 않죠. 그 종류도 다양합니다. 백화수복을 비롯한 제례용 청주를 가장 많이 사용하고, 성묘하 갔을 때는 간단하게 초록 병에 담긴 희석식 소주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종묘제례에서는 청주뿐 아니라 기장으로 빚은 술에 삶은 울금초를 섞어 만든 독특한 향의 울창주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제례에서 차례주는 필수적인 요소인데요, 이번 시간에는 제례에서 차례주와 관련된 예절과 더불어 가장 대중적인 차례주 브랜드인 “백화수복”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함께 이번 추석을 더 알차게 보낼 준비를 해보도록 할까요?

목차

  1. 헌작과 음복, 예를 다하고 복을 받다
  2. 백화수복, 국민 차례주로 자리매김하다
  3. 백화수복, 더 맛있게 마시는 방법
  4. 최고의 한 잔을 위해

헌작과 음복, 예를 다하고 복을 받다

제사에서 차례주와 관련된 가장 중요한 절차는 단연 헌작(獻爵)일 것입니다. 한국민속대백과사전에 따르면 헌작은 ‘제사를 지낼 때 신에게 복을 구하려고 격식에 맞춰 술을 올리는 일‘을 말하는데요,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지내는 제사에서는 조상께 예를 다하기 위해 술을 올리는 절차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제사에서 헌작은 신과 소통하고 신으로부터 복을 받는다는 의미가 있다. 신에게 술을 올리는 것은 음주의 황홀경을 신과 소통하는 매개체로 여겼기 때문이다. 인간이 술을 마시고 황홀경에 빠져 신과 소통하듯 신도 술을 마시고 인간과 소통한다고 여겨 동아시아의 제사에서는 헌작을 중요하게 여겼던 것이다. 

-헌작, 한국민속대백과사전

오늘날 헌작은 삼헌(三爵)을 기본으로 합니다. 제사를 지내는 과정에서 차례주를 총 세 번 올린다는 뜻인데, 첫 번째 잔을 올리는 것을 초헌(初獻), 두 번째 잔을 올리는 것을 아헌(亞獻), 마지막 세 번째 잔을 올리는 것을 종헌(終獻)이라고 하여 각각 담당하는 사람을 따로 두어 잔을 올린다고 합니다.

헌작을 포함한 모든 제사의 절차가 끝나면 음복(飮福)을 합니다.

‘음복’이라 함은 조상이 내리는 복을 받는다는 뜻이다. 본래 제사에 올렸던 술을 마시는 것만을 음복이라 하였으나, 후에 모든 제사음식을 먹는 것도 포함하게 되었다.

......

음복은 제물에 정성을 담아 조상에게 드리고, 조상은 이를 흠향한 다음, 다시 제물에 복을 담아 후손들에게 돌려주는 과정이다. 음복은 제주만 하지만 제사가 끝나면 제사 참석자들과 이웃까지 음복을 함으로써 조상과 인간의 만남을 통해 참석자들은 일치감을 맛보는 것이다.

-음복, 한국민속대백과사전

이처럼 음복은 신 혹은 조상께 예를 다한 뒤 그 제물을 나눠 먹으며 복을 기원하는 의식입니다. 넓게 본다면 추석 때 차례를 지내고 친척들과 둘러앉아 차례상에 올라간 나물로 양푼 가득 만든 비빔밥을 나눠 먹는 것도 음복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렇다면 오늘날에는 조상께 예를 다하기 위해 어떤 차례주를 가장 많이 사용할까요?

1963년 9월 25일자 동아일보에 실린 대한양조주식회사의 수복표 백화 광고. “가을의 膳物(선물)!唯一(유일)한 貴族的(귀족적)인 銘酒(명주) 壽福票(수복표) 白花(백화)로”라고 쓰여있다.

“백화수복”은 롯데주류에서 생산하는 청주 브랜드로, 1945년 처음 생산되어 7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캐치프레이즈로

<오래 살면서 복을 누리라>는 뜻을 지닌 대한민국 대표 제례주
모든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우리 술

을 내걸고 있는 만큼 가장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죠. 롯데 소속의 브랜드인 만큼 유통망이 잘 갖춰져 있어 어디서든지 쉽게 구할 수 있고, 대형마트 기준으로 1.8L 병이 10,000~20,000원대로 책정되어 있어 저렴한 데다 맛도 크게 나쁘지 않기 때문에 많은 가정과 제례 업체에서 제례주로 사용되고, 요식업장에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도수는 13도로, 소주보다 낮은 도수인 데다 소주와 같은 역한 에탄올 향이 없어 소주를 선호하지 않는 분들도 비교적 가볍게 마실 수 있습니다. 청주를 처음 접하는 분들에게는 괜찮은 선택지가 될 수 있겠네요.

또한 180ml, 700ml, 1L, 1.8L의 다양한 용량이 출시되어 있어 용도에 따라 골라서 구매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백화수복, 더 맛있게 마시는 방법

백화수복과 같은 청주는 차게 마셔도 맛있지만, 따뜻하게 데워 마시면 그 향이 더욱 진하고 풍부해져 천천히 음미하며 마시기 좋게 변합니다. 자연스레 과음도 덜 하게 되죠. 술을 데워마신다니, 현대인들에게는 참 생소하지 않나요? 사실 다른 나라에서는 사케나 뱅쇼, 핫 토디처럼 술을 따뜻하게 데워마시는 방법이 생각보다 흔하지만, 소주와 맥주가 주류산업의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에서는 따뜻한 술을 좀처럼 찾아보기가 힘든 것 같습니다.

데운 백화수복

백화수복을 데워 마시는 방법은 간단하게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전자레인지에 데우는 방법

  1.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한 잔이나 병에 백화수복을 담습니다.
  2. 1분~1분 30초 정도 돌려줍니다.

중탕으로 데우는 방법

  1. 가열해도 괜찮은 도자기 병에 백화수복을 담습니다.
  2. 냄비에 물을 담고 끓기 전까지 가열해 줍니다.
  3. 냄비에 병을 넣고, 물이 끓지 않도록 조심해서 2~3분 정도 가열해 줍니다.

냄비에 백화수복을 담아 통째로 데우는 방법도 있겠지만, 알코올이 날아가고 향이 변질되어 못 마시게 될 확률이 높아 권장하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전자레인지에 데우면 골고루 데워지지 않거나 지나치게 뜨거워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중탕으로 데우는 법을 추천해 드립니다.

최고의 한 잔을 위해

지금까지 차례주에 관련된 의식과 예절, 그리고 가장 대중적인 차례주인 백화수복에 대해 알아보고, 백화수복을 더 맛있게 즐기기 위하여 따뜻하게 데우는 방법까지 함께 알아보았습니다. 어떠신가요? 추석이 좀 기다려 지시나요?

역시 백화수복을 가장 잘 즐기는 방법은 명절에 친척들과 둘러앉아 그동안의 안부를 물으며 담소를 나누며 마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저런 잔소리는 넣어두세요. 안 그래도 자주 못 보는 얼굴, 좋은 얘기만 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라잖아요.

이번 추석에도 소중한 가족과 함께 행복한 시간 보내기를 기원하며 저는 이만 물러가도록 하겠습니다.

다들 행복한 한가위 되세요!

백화수복과 함께하면 좋은 안주

백화수복은 해산물 요리나 담백한 채소 요리와 잘 어울립니다. 식사고민과 함께 백화수복에 어울리는 안주를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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