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새벽을 비추는 초생달 오감보다 생생한 육감의 세계로 보내주는 푸르고 투명한 파랑새 술 취한 몸이 잠든 이 거릴 휘젓고 다니다 만나는 마지막 신호등이 뿜는 붉은 신호를 따라 회색 거리를 걸어서 가다 보니 좀 낯설어 보이는 그녀가 보인 적 없던 눈물로 나를 반겨 태양보다 뜨거워진 나 그녀의 가슴에 안겨 키네틱 플로우-몽환의 숲 中
저는 중학교 때 친구들과 노래방에 가는 날에는 꼭 단체로 키네틱 플로우의 <몽환의 숲>을 최대 템포로 높여 부르곤 했습니다. 낭만 넘치는 시적인 가사 가운데에서 ‘푸르고 투명한 파랑새’라는 가사가 “봄베이 사파이어”를 뜻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나중에야 취한 상태에서 가사의 뜻을 물어본 팬을 향한 멤버의 장난이었다는 게 알려졌지만, 앞뒤 가사의 맥락과 봄베이 사파이어의 푸르고 투명한 아름다운 병의 이미지, 그리고 각종 스토리텔링으로 인해 이제는 정설로 받아들여진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우리를 생생한 육감의 세계로 보내주는 푸르고 투명한 파랑새, “봄베이 사파이어”를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목차
봄베이 사파이어란?
봄베이 사파이어는 바카디사(Bacardi Limited) 소유의 진 브랜드입니다.
브랜드 내부에도 가장 기본 라인업인 봄베이 드라이 진(Bombay Dry Gin), 동양의 향신료를 사용한 봄베이 사파이어 이스트(Bombay Sapphire East), 블랙베리와 라즈베리를 첨가한 봄베이 브램블(Bombay Bramble), 봄베이 사파이어의 상위 라인업인 스타 오브 봄베이(Star of Bombay) 등이 있지만, 보통 봄베이 사파이어라고 하면 많은 사람이 푸른 병의 봄베이 사파이어(Bombay Sapphire)를 떠올립니다.
봄베이 사파이어 또한 런던 드라이 진의 한 종류인 만큼 일반적인 진과 크게 다르진 않은데요, 이상하게도 칵테일 마니아들 사이에서 악명이 높기로 유명합니다. 왜 그럴까요?
술린이들의 무덤 봄베이 사파이어
칵테일에 입문하고자 하는 많은 사람이 처음 구매하는 스피릿이 봄베이 사파이어입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였고요. 신기하죠? 분명 앞에서 칵테일 마니아들 사이에서도 악명이 자자하다고 했는데 말이에요. 그 이유는 바로 예쁜 디자인의 푸른색 병 때문입니다.
봄베이 사파이어의 병 디자인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봄베이 사파이어의 병은 182캐럿에 달하는 거대 사파이어인 ‘인도의 별 Star of Bombay’을 모티브로 디자인되었는데요, 마치 컷팅된 보석처럼 정갈하게 디자인된 병, 사파이어라는 이름을 대변하듯 푸르게 빛나는 색상, 거기다 고급스럽고 세련된 로고 디자인은 봄베이 사파이어가 수많은 리큐르와 스피릿들 사이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묵직하게 뽐낼 수 있게 해줍니다. 바카디사에서도 이 점을 적극적으로 내세워 마케팅하기도 하고요.
Our world famous gin in its distinctive blue bottle. -봄베이 사파이어 공식 문구 中
그러나 이 아름다운 디자인은 이제 막 칵테일 문화를 접하는 술린이들에게는 독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병의 색상을 보고 안의 내용물도 예쁜 파란색일 거라고 착각하고, ‘파란색 술이 맛이 없을 리 없으니 칵테일 문화가 익숙하지 않은 내가 마셔도 괜찮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거죠. 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종류의 술인 데다가, 심지어 마니아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개성이 강한 브랜드인 만큼 술린이에게는 호불호가 더욱 강력하게 작용하겠죠? 결국 많은 사람이 더 버티지 못하고 소주와 맥주의 품으로 돌아가고 만답니다. 😢
그렇다면 이런 강한 개성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봄베이 사파이어, 강렬한 맛과 향의 비밀
봄베이 사파이어는 평소 진을 좋아하는 사람 중에서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독특한 맛과 향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 독특함은 다른 진의 제조 과정에서 찾아볼 수 없는 보타니컬에서 비롯됩니다.
등등…
리코리스, 카시아, 아몬드와 같이 보편적인 진에 잘 들어가지 않는 향신료와 약재를 사용함으로써 다른 진들과 차이점을 둔 것입니다. 봄베이 사파이어는 보타니컬의 원산지에도 굉장히 많은 신경을 쏟습니다. 이들은 모로코산 코리앤더, 이탈리아의 오리스, 독일의 주니퍼 베리, 영국산 리코리스, 인도차이나의 카시아와 아몬드 등 세계 여러 국가를 여행하며 확보한 최고의 보타니컬을 사용한다고 자부하죠.
이런 정성 덕분인지 봄베이 사파이어에서는 다른 진에서 느낄 수 없는 독특하고 새로운, 강렬한 맛과 향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만큼 마니아층이 두텁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런 개성이 역효과로 작용하여 앞서 말했던 것처럼 강한 호불호를 유발할 수 있다는 단점도 생깁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경험을 해보지 않을 수는 없지 않을까요? 직접 경험해 봐야만 나에게 맞는지 아닌지 알 수 있으니까요. 진을 그냥 마시기는 쉽지 않으니, 봄베이 사파이어로 칵테일을 한번 만들어 봅시다.
봄베이 사파이어 칵테일
오늘은 재미있는 레시피를 가져왔습니다. ‘The Ultimate Gin & Tonic’, ‘궁극의 진 토닉’입니다. 봄베이 사파이어 디스틸러리의 유튜브에서 제공하는 레시피인데요, 이름이 정말 도발적이지 않나요?
궁극의 진 토닉 레시피
궁극의 진 토닉이라, 정말 도발적인 이름 아닌가요? 봄베이 사파이어의 독특한 향을 진 토닉으로 한껏 즐겨보세요.
1
잔4
분1
분5
분화면 항상 켜두기
재료 체크리스트
봄베이 사파이어 50ml
토닉 워터 100ml
라임 1조각
얼음
요리과정
- 투명한 잔에 얼음을 가득 담고 기다란 도구로 저어 잔을 차갑게 만들어 준다.
- 라임 1조각을 짜서 라임즙을 잔에다 넣고, 즙을 짜낸 조각은 잔에다 넣어 가니쉬로 사용한다.
- 봄베이 사파이어를 잔에 넣고, 라임즙과 섞일 수 있도록 몇 번 저어준다.
- 탄산이 빠지지 않도록 토닉워터를 넣어주고 가볍게 저어준다.
레시피 비디오
고민백과
- 토닉 워터를 바스푼이나 티스푼, 젓가락처럼 길다란 도구를 타고 흘리듯 따르면 탄산이 빠지는 걸 막을 수 있습니다.
진 토닉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진 토닉 레시피
소요시간: 4 분난이도: 쉬움세상에 진 토닉만큼 간단한 칵테일이 또 있을까요? 진과 토닉 워터로만 이루어진 진 토닉은 진의 맛과 향을 느끼기에 가장 완벽한 칵테일입니다. 오늘은 진 토닉의 레시피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최고의 한잔을 위해
봄베이 사파이어에 대한 이야기, 재밌으셨나요? 꽤 대중적인 술인 만큼 봄베이 사파이어에 대해 궁금하셨던 분들도 많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개성이 강한 브랜드라 꺼려질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장점도 많은 브랜드이니 기회가 되신다면 꼭 한 번 접해보셨으면 합니다.
집에 봄베이 사파이어가 그대로 남은 분들, 봄베이 사파이어의 맛이 궁금해 기꺼이 구매할 준비가 되어있는 분들, 혹은 스스로를 극한으로 몰아넣어 보고 싶은 술린이분들, 오늘 밤에는 봄베이 사파이어와 다른 진의 차이점을 비교하며 한잔해 보는 건 어떨까요? 더욱 특별한 한 잔이 될 겁니다.
